"미디어아트는 일상과 밀접한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버스데이(VERSEDAY)는 단순 컴퓨터 그래픽(CG) 회사가 아닌 지적재산권(IP) 라이브러리 기반 미디어아트 라이선싱 기업입니다. 저희는 아티스트 IP를 개발하고 작업물을 미래기술, 플랫폼 등 전방위로 협업해 IP 비즈니스 모델(BM)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조대동 버스데이 대표(사진)는 지난 4일 서울 마포 서교동 버스데이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버스데이는 종합 콘텐츠 제작업체 위지윅스튜디오에서 미디어아트 본부 전체가 분사해 2022년 12월 설립한 미디어아트 기업이다. 지난해 5월 벤처캐피탈(VC) 미시간벤처캐피탈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버스데이를 이끌고 있는 조대동 대표는 20년 경력의 CG 전문가다. 경원대학교에서 서양화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대중 시각예술분야인 영화, 드라마의 그래픽 제작을 거쳐 평창 패럴림픽 개폐회식, 'DDP 서울라이트' 등 대형 행사의 미디어아트를 제작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버스데이가 독립 미디어아트 레이블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3’에 LG전자와 협업해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버스데이는 LG전자 초대형 LG 올레드 TV를 캔버스로 활용해 디지털로 새롭게 구현한 고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선보였다.
댄서 리아킴 모션 데이터화…아티스트 IP 재해석
미디어아트는 가파른 성장을 보이는 산업이다.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는 초기 광고로서의 역할 보다 도심 미관을 향상시키고, 상설 전시 플랫폼으로의 역할로 변화했다. 디스플레이가 대형화, 초고화질화 되고 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SNS 문화 역시 미디어아트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버스데이는 미디어아트로 산업 간 협업을 지향하고 있다. 조 대표는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을 해 온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에게 미디어아트는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이다"며 "버스데이는 그들에게 그들의 IP를 새롭게 재해석한 미디어아트를 기획, 제작하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기존 미디어아트 산업의 비용 구조에 주목했다. 아티스트가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하려면 큰 비용이 든다. 프로젝터, 스크린, 스피커 등의 장비 구매 비용뿐 아니라 고화질의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전문 인력과 소프트웨어 비용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버스데이는 이들 아티스트가 IP를 개발, 보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로는 댄스 아티스트 리아킴과의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버스데이는 리아킴의 안무를 모션 데이터화해 리듬감 있는 궤적의 중첩된 연출, 움직이는 추상조각 예술품을 미디어아트로 전환해 새로운 IP를 개발했다. 미디어아트라는 창작물을 통해 아티스트도 IP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조 대표는 "버스데이는 협업과 소통, 메시지 공유, 사회 공헌을 통해 미디어아트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확장하길 원한다"며 “여러 작가들과 제작한 미디어아트를 서울대학교병원에 기부하는 '기프트'(GIFT) 프로젝트를 3년째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버스데이의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협업의 분야를 천문, 물리 등 과학 분야로 확장해 서울대학교 천문 물리학부, 과천과학관, 뮤지션 오혁과 함께 3부작 미디어아트 전시 프로젝트 ‘디 오리진’을 런칭했다. 각각 ISAAC, ALBERT, STEPHEN라는 이름의 전시를 서울대학교, 과천과학관 돔극장, 성수 에스팩토리에서 진행하며 버스데이의 해석과 표현을 대중에게 알렸다.

전시사업·IP 개발 투트랙 매출 전략 구축
버스데이의 핵심 경쟁력은 '맨파워'다. CG 전문가인 조 대표를 비롯해 최광훈 이사, 안보근 이사 등 경영진은 미디어아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이외에도 음악, 퍼포먼스, 캐릭터, 회화, 영상, 조각 등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이들이 버스데이에 소속돼 있다.

버스데이는 맨파워를 기반으로 설립 1년이 되기 전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총 매출액은 12억원이다. 올해는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기존 수주 사업을 진행했고, 회사의 미래 비젼으로 꾸준히 제작해 온 미디어아트 IP에도 시장이 반응했다. 현재 수주 사업과 IP 사업의 매출 비중은 약 5:5인데, 점차 IP 사업 위주로 늘려갈 계획이다.

IP 라이선싱 사업은 버스데이의 미래를 책임진다. 버스데이는 2년 간 18명의 아티스트와 30여점의 미디어아트를 자체 제작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는 다양한 협업에서 발생하는 자체 IP를 기반으로 상설 뮤지엄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 제작,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전시도 있다. 조 대표는 "현재 명상과 관련한 공간 전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프로젝트펀드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버스데이는 하나의 IP를 다양한 플랫폼과 BM으로 연결하면서 레이블로서 확장성과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