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리진’은 과학과 예술의 인문학적 융합을 꾀하는 3부작 미디어아트 전시 프로젝트다. 해당 전시는 ‘각자의 질문에 답을 찾으려 했던 세 아이의 놀이터’를 테마로 3명의 과학자를 상징하는 세 아이의 시선을 통해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지난 7월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전, 9월 과천국립과학관 천체투영관 전을 거쳐 11월 전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전시는 직관적인 영상 연출에 일상적인 놀이 도구를 활용하는 방식을 접목했으며,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과학·예술의 융복합 미디어아트 전시를 표방하는 만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기획과 제작은 미디어아트 레이블 버스데이(VERSEDAY)가 맡았으며, 첨단기술에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는 미디어 아티스트 박제성 교수(서울대학교 미술대학)가 공동 기획과 영상 연출을 담당한다.
독특한 음색과 뛰어난 음악적 역량의 뮤지션 오혁(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이 총괄 음악감독,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황호성 교수가 자문을 맡았다.
이번에 열리는 은 서로 다른 세계 간의 관계, 즉 다중 우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모든 순간의 정보들이 홀로그램 판의 형태로 책들처럼 켜켜이 쌓여 저장된다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연구를 모티브로 했으며, 높이 4m가 넘는 거대한 세 개의 사각뿔 구조물 형태를 띠고 있다.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각 사각뿔 내부의 거울은 36㎡의 바닥 LED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세계를 상징하는 영상을 교차반사하며 화려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구조물 안으로 들어간 관람객은 스티븐의 다중우주 세계를 조우하며 거울 속 이미지의 일부가 된다. 스티븐은 전시명의 부제이기도 한데, 함께 전시되는 기존 작품 과 를 포함한 세 아이의 세계를 다중우주로 묶는 의미도 담고 있다.
아이작은 그네를 타고 오래된 물건들이 LED 수면 위로 떠오르고 사라짐을 반복하는 영상을 관람한다. 이는 뉴턴의 고전역학 매커니즘을 추억의 형성 과정과 연계한 작품으로, 위치와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운동 에너지처럼 기억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의미가 달라짐을 나타낸다.
알버트는 색 필터를 통해 빛의 3원색의 이야기를 엿보는 형태다. 빨강, 파랑, 초록색의 빛은 알버트의 시선으로 바라본 생명과 문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각각의 빛이 독립적인 이야기의 주체이면서 하나의 거대한 패턴 아트를 구성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버스데이의 최광훈 CP는 “과학과 예술은 의문이 있는 현상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결과를 사회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닮아있다”며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된 ‘디오리진’은 세 번의 전시를 진행하면서 각 분야 전문가들의 고민이 그대로 녹아있는 자리로 관람객들에게 환상적인 체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디 오리진 스티븐전은 11월 17일부터 3일간 성수동 에스팩토리 D동 1층에서 열린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네이버 예약 및 데이트립에서 확인할 수 있다.